“이 사람과 만나면서 제 자신이 점점 나아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첫번째 인터뷰- 민형·보영 커플 -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라는 영화 제목이 맞춤옷처럼 잘 어울리는 커플이 또 있을까요?그들의 결과물에 단단한 힘이 있는 이유는 설탕이 과한 케익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들이 아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작은 고민과 이야기들에 좀 더 가까이 있기 때문일거에요. 오랜 친구에서 연인으로, 함께 육아하는 부부이자 멋진 작업 파트너로 살고 있는 민형·보영 커플에게 결혼에 관한 몇가지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Q1. 두 분을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20대에 친구로 만나 30대에 연애와 결혼까지 하게 되었어요. 남편은 음악을 만들고 아내는 글을 쓰는 일을 하는 프리랜서 부부입니다. 둘 다 싱잉앤츠라는 인디밴드 멤버이기도 한데, 남편이 작곡을 하고 아내가 가사를 붙인 곡을 발표하곤 합니다. Q2. 어떻게 만나게 되셨는지, 어떤 연애였는지 궁금해요. 2005년 가을에 대학생 모임에서 만나 친해졌고요, 가까운 친구로 지내다가 2013년에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각자의 성향과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역시 부딪치는 일도 종종 있었어요. 하지만 서로가 '맞다'는 분명히 확신했지요. 연애는 다 그렇듯 달고 쓴 면이 있지만 대체로는 달았던 것 같습니다. 갈등이 성장으로 이어지는 경험들이 기억납니다. 이 사람과 만나면서 제 자신이 점점 나아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Q3.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들려주세요. 그때 일은 정말 추억이 많죠. 결혼을 준비하면 각자의 성향과 가치관이 극대화 되는 것 같아요. 결혼을 결정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찾아갔던 '웨딩박람회'가 생각납니다. 아내는 귀가 얇아 홀랑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남편은 대쪽 같은 면이 있어서 확신이 서기 전까지 결정을 하지 않아요. 남편은 박람회에서 아무 것도 계약하지 않기를 원했고, 온갖 회유와 설득 앞에서 꿋꿋하게 거절하고 나왔지요. 후에 돌아보니 정말 잘한 일이었습니다. 저희는 저희에게 맞는 스타일이 있었고, 박람회는 저희에게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걸 나중에 알았지요. 그 밖에도 서로의 부모님과 가족을 만났던 일이나 예식장 계약했을 때, 신혼집 페인트칠, 신혼여행지 결정과 혼수 고르기 등 모든 시간들이 즐거웠던 것 같아요. 끝없는 선택 노동이 힘들기도 했지만요. Q4. 결혼 준비과정을 포함한 한국의 결혼식 문화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흔히 '결혼은 두 가족의 만남'이라는 말 있잖아요. 결혼하는 두 사람과 그의 가족들까지 얽힌 이해관계가 특히 아쉬운 것 같아요. 다행히 저희 양가 부모님은 딱히 욕심이 없으셨어요. 예단과 폐백도 생략했고요. 물론 결혼 비용은 저희 각자가 모은 돈으로 치렀지요. 그래서 양가 부모님은 준비 과정을 저희 두 사람에게 거의 맡기셨지만, 친구들 얘기만 들어봐도 부모님 기준에 맞추느라 힘들어하는 경우들이 많았어요. 얼마 전에 이불을 사러 이불매장에 갔는데 거기에 '사랑 받는 며느리는 예단부터 다르다'고 쓰인 포스터가 붙어있더라고요. 으스스했죠. 하하. Q5. 함께 작업하고 함께 육아하는 두 분이 멋져보여요. 부부이자 작업 동료로서 좋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매일 종일 함께 있어서 좋은 점이 더 많아요. 둘이 한 팀이 되니 육아 중에 번갈아가며 일하거나 쉬는 구조가 자리잡혔거든요. 또 창작자의 생리를 피차 잘 이해하기 때문에 기꺼이 서로를 북돋워주고 피드백도 해줍니다. 물론 육아하면서 작업 시간이 현저히 줄었지만요. Q6. 두 분이 생각하던 결혼과 결혼 이후의 삶에 대해 나눠주세요. 차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것들이 있는지?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잖아요. 그 말은 분명 맞아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치열하고,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사랑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동지애, 휴머니즘 등등ㅎㅎ 결혼에 대해 꿈꾸고 그렸던 것보다 실제 결혼 생활이 더 좋았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뭐 그렇습니다. Q7. 결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나눠주세요. 민감함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서로를 살피는 민감함이요. 상대방이 어떤 수고를 하고 있는지 인지하려면 민감함이 꼭 필요해요. 또 그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살피고 그걸 채워주는 일도 마찬가지고요. '나만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이들지 않도록 매사에 서로 배려하는 것. 서로의 헌신을 당연히 여기지 않고 고마움을 직접 표현하는 것. 이게 자연스럽지 않다면 훈련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희도 훈련했죠. 허허허... Q8. 두 분이 함께 그리는 꿈이 있으신가요?'각자의 꿈을 이루는 것'을 함께 꿈꾸고 있습니다^^ Q9. 독자가 거의 결혼 준비중이신 분들일텐데요, 마지막으로 결혼준비중이신 예비부부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부부는 서로를 파트너로 둔 한 팀이잖아요. 결혼 준비는 팀워크를 다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인 것 같아요. 이런 저런 결정을 내리고 함께 고민하면서 두 분은 점점 더 좋은 팀이 되어가실 거예요. _글을 쓰는 보영님의 브런치 | www.brunch.co.kr/@bo0밴드 싱잉앤츠 | www.facebook.com/ssingingants인터뷰에 협조해주신 민형·보영 커플에게 감사드립니다:) 메아플은 결혼과 결혼준비에 관한 이야기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연재합니다.인터뷰에 함께해 주시는 분들께는 메아플이 준비한 소정의 선물을 드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메일로 노크해 주세요. info.mayiflow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