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사랑을 알차게 쓰고 싶었어요.” 두번째 인터뷰- 쟈끄·틸다 커플 - '진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던 사람들에게서는 그 무엇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여유와 단단함이 느껴지죠. 친구들의 마음과 손이 모인 작고 아름다운 진정한 셀프웨딩마치를 올리고, 사랑스러운 아기를 낳고, 여전히 사랑과 삶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 이 부부에게서 단단해지는 과정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제주에서 새로운 창작을 꿈꾸며 꽉찬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진가부부 쟈끄앤틸다에게 결혼에 관한 몇가지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Q1. 두 분을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제주에서 18개월 아들을 키우며 정신없이 살고 있는 사진가 부부 쟈끄 앤 틸다 입니다. Q2. 말 그대로의 셀프웨딩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결정의 이유가 있으신가요? 오랜 시간 남의 결혼식을 찍어온 사람들인데 내가 주인공이 된다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한국의 웨딩문화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결혼을 하기 위해 무엇을 선택하고 버려야 할지도 잘 알고 있었죠 ... '결혼식'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았지만 작은 동네 잔치 정도로 생각하니 용기가 나더군요. '연회'라는 이름으로 50명 정도의 하객을 초대해 작은 비스트로에서 말 그대로 짧은 잔치를 했어요. Q3. 준비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힘들었던 점 / 좋았던 점을 각각 꼽자면? 아무래도 작은 결혼식의 가장 큰 어려움은 몇 어른들의 동의를 얻는 일이 아주아주 높은 방지턱 같았어요. 쟈끄가 장남 장손이란 사실을 잠이 잊고 있었는데 한 순간에 와닿았죠. 하지만 그 외에는 늘 창작 활동과 이벤트,행사를 만들어내는 일을 해 왔던 터라 친구들의 도움으로 즐겁게 준비할 수 있었어요. 예를들면, 천정장식은 이불제작을 하시는 이모에게 부탁해 넉넉~하고 예쁜 쉬폰을 구할 수 있었고 종이 부케와 부토니에 그리고 청첩장에 들어가는 일러스트는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친구들이 , 축가 연주는 싱어송라이터 친구와 연주가, 사회는 같이 복합문화공간을 이끌었던 친구 커플이 해 주었어요. 그 과정속에서 더욱 끈끈한 정도 느끼고 말 그대로 리얼 축하와 축복을 받는 느낌이었죠. 평생 고마울 거에요. Q4. 기억에 남는 결혼식 도중의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두 사람이 손수 이 연회를 준비하면서 이케아며.. 코스트 코오 .. 흑흑 " 사회를 보던 친구가 갑자기 식 시작하고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울컥하고 눈물이 터졌어요. 저희가 커플이 되기 전 각자 살아온 인생, 만나서 결혼을 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 본 친구의 마음이.. 그랬나 봐요. 가족 친구들의 생각이 더운 여름날 임신 18주에 여기 저기 뛰어다니며 예식을 준비하는 것도.. 부모님의 도움 없이 우리 답게 난관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대견하고 짠하게 바라보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친구의 울음으로 시작해 신랑 쟈끄까지 편지를 읽다가 통곡을 해버렸죠. 내용은 .. 이른 사업 실패로 나는 내 한 몸 추스를 수 없는 상태에서 소송과 빚더미만 남았는데 아내를 만나 힘과 용기를 얻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런 내용이었어요. 모두가 울음바다였죠. 크림수트에 화장이고 눈물이고 땀이고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그동안 눌러 둔 감정들 같아서 놀라고 감동했어요. Q5. 가장 고마운 사람은 누구였나요? 계속 응원해 준 친구들과 가족들이죠. 어쩌면 친구들의 품앗이로 이루어진 결혼식이라 총 비용도 늘 아버지 역할을 해 준 외삼촌이 아무리 너희 힘으로 한다해도 반지는 내가 해 주고 싶다며 주신 돈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었어요. 모두의 사랑을 알차게 쓰고 싶었어요. 그냥 와서 축의금 내고 식도 보지않고 밥만 먹고 가는 결혼식이 아니라. 50명 모두가 진심으로 이입하고 즐거울 수 있는 예식이라면 .. 화려하지 않아도 우리 손으로 만들어 어설퍼도 스스로 백점 천점 주고 싶은 행복한 예식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들 덕분이죠. Q6. 두 분이 생각하던 결혼과 결혼 이후의 삶에 대해 나눠주세요. 차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식으로 내 편이 있다는 건 정말 든든한 일이에요. 현대인들은 늘 트라우마와 컴플렉스, 신드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들이 늘 '관계'를 위협하죠. '사랑을 덜 줘야지. 더 상처받기 싫어.' 머리를 쓰는 사랑을 멈추게 해요. 그리고 저희처럼 인생의 바닥에서 만나 서로의 힘으로 수면 위를 향해 가고 있다면 이만큼 든든한 은인이자 조력자가 있을까 싶어요. 결혼 전 이미 아이를 가졌고 자취 살림으로 집을 먼저 합쳤던 저희에게도 이런 차이는 분명하게 느껴졌어요. 단점들도 아아주 많이 있지만 그것은 환상을 깨트리기에 ... 생략하고 싶네요 헤헤. Q7. 결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나눠주세요. 언행을 조심하세요. 집은 편안한 곳이지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에요. 버릇처럼 사회에 나가서 타인에게 친절한데 집에 와서 내 사람에게는 함부러 하거나 너무 편하게 대하는 것. 절대 안돼요. 이건 서로의 판타지가 깨지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존중의 문제죠. 나쁜 상황이 관계를 악화 시키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가장 나쁜 모습을 대놓고 표현하는 게 문제예요. 평생 함께할 사람에게 '나의 못남'에 대한 당연한 이해를 요구하지 마세요.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탓하지말고 "내가 먼저 해 둘걸 - 아니야 내가 챙겼어야 하는데 미안해~" 그렇게 누구나 바라는 민주주의처럼 나를 민주적인 사람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해요. Q8. 두 분이 함께 그리는 꿈이 있으신가요? 저흰 이제 올라갈 일만 남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빚도 많고 아이도 한창 손과 시간이 많이 필요한 때라 앞으로 진전한다는 느낌이 없어요. 하지만 저희는 틈틈이 '우리 다운 창작물'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발현될 거라 믿고 있어요. 저희만의 공간을 갖고 우리 다운 창작을 하는 꿈을 꾸면서 괜히 '하이파이브'나 하는 그런 일상을 보내고 있죠. 그리고 지금은 아무것도 없이 제주에 와서 1년 살기에 성공했으니 이제 또 어디로 가볼까 고민 중이에요. Q9. 독자가 거의 결혼 준비중이신 분들일텐데요, 마지막으로 결혼준비중이신 예비부부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형편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커플이 있다면 결혼식에 대한 형식을 다르게 생각해보라. 정식으로 내 편이 생기는 게 얼마나 큰 원동력이 되어 지금의 환경을 나아지게끔 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는 말을 .. 보다 좋은 환경에서 결혼하는 커플들에게는 범사에 감사하며 순간순간을 마음껏 즐기고 여유를 누리라고 말하고 싶어요. 신혼은 정말 반짝반짝 빛나잖아요. 결혼 후 2년이 지났지만 물려받은 것도 아무것도 없이 단둘이 시작해서 빚 갚으며 아이를 키우는 일이 정말 어려워요. 긍정의 힘으로 잘 웃고 파이팅 한다지만 결국 안정된 환경이 아니면 외부 자극에 쉽게 무너지고 일어서는 일을 반복해야 하죠. 그래도 괜찮은 게 부부고 가족인 것 같아요. "조금만 더 고생하자.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내년에는 얼마나 더 행복할까?" 꼭 안고 있으면 아들이 달려와 자기도 뭉쳐보겠다 다리를 꼭 붙들고 얼굴을 묻는... 어느 저녁 풍경.. 그래 이런 게.. 결혼이구나. 가정이란 거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제주에서 축하를 보냅니다. _틸다님의 제주 일상 | @thilda_matilda쟈끄앤틸다 포토 오픈카톡 | https://goo.gl/UWSduu쟈끄앤틸다 이메일문의 | j@jacqueandtilda.com#쟈끄앤틸다 #쟈앤틸 #제주부부 #사진가부부 인터뷰에 협조해주신 쟈끄&틸다 커플에게 감사드립니다:) 메아플은 결혼과 결혼준비에 관한 이야기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연재합니다.인터뷰에 함께해 주시는 분들께는 메아플이 준비한 소정의 선물을 드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메일로 노크해 주세요. info.mayiflow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