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둘이서 수박만한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네번째 인터뷰- 강래·가비 커플 - 이들 부부에게 '꿈'이라는 단어는 그들을 움직이는 현재의 동력인듯 보입니다. 이태원 어느 골목,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법같이 이탈리아 가정집으로 초대된 듯, 따뜻한 키친을 운영하고 있는 이 부부에게서 얻은 결혼에 관한 질문과 현명한 답변들을 소개합니다. Q1. 두 분을 소개해주세요. 보광동에서 작은 이탈리안 식당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부부입니다. 남편 조군은 그래픽 디자이너였고, 저는 성수동 복합공간에서 행사 기획을 했었어요. 우리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작년 12월 무턱대고 식당을 오픈해서 열심히 운영 중입니다. Q2. 어떻게 만나게 되셨는지, 또 어떤 연애였는지 궁금해요. 4년 전 제가 다니던 회사가 합정에 코워킹 스페이스를 오픈했어요. 그 오픈 파티 때 친구 지인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둘 다 '흥부자'라 이렇게 놀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놀았어요. 연애 초반엔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요. 그러다 2년 쯤 됐을 때 보광동으로 이사와 동거를 시작했어요. 같이 산다는 건 다른 얘기여서 그때 또 초반에 엄청 싸웠죠. 이렇게 써놓고 보니 계속 싸우기만 한 것 같은데 ㅎㅎ 잘 싸우고, 잘 놀고, 같이 꿈꾸고, 꿈 꿨던 걸 같이 이루는 연애였다. 라고 말하고 싶네요. Q3. 이제 막 신혼여행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딱 그 시기쯤 느껴지는 생경한 감정같은 것이 있나요? 동거를 했기 때문에 '결혼'을 했다고 해서 갑자기 새로운 결심같은게 생기는 건 아니였어요. 그런데 약간은 다른 마음가짐이 생겼다고나 할까. 영원히 함께 할 사람이라는 것에 서로에 대한 의무감과 책임감 같은 것들이 깃들었죠. 신혼여행 막바지였을거에요. 이탈리아 서쪽의 한 바닷가에서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 서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 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 전에도 이런 얘기는 많이 나눴었지만, 결혼을 하기도 했고 이탈리아에서 보고 느낀 것들 때문인지 그 전과 다른 좀 더 솔직한 대화를 나눴어요. 아, 이제는 꿈꿨던 것들 모두를 이 사람과 함께면 이뤄낼 수 있겠구나 라는 '확실한 희망'같은 게 생겼다고나 할까요. Q4. 어떤 결혼식을 올리셨나요? 식당 운영때문에 결혼식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하는 똑같은 결혼식을 하기는 싫었죠. 주변에 있는 작가, 감독님, 영상감독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각자의 방식으로 축하를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시인님이 축시를, 감독님이 영상을, 노래부르는 후배가 노래를, 피아니스트 오빠가 축주를, 또 친한 친구와 영상을 같이 만들었어요. '사랑'을 다양한 시선으로 듣고, 보고, 즐길 수 있는 결혼식이 었다고 생각하고 정말 이렇게 즐거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즐거웠어요. 아마 결혼을 한 본인들이 제일 신났던 결혼식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ㅎㅎ Q5. 결혼 준비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들려주세요. 우리의 연애에 대해 영상을 남기고 싶은 욕심이 생겨 친구에게 부탁해 영상 촬영을 했어요. 촬영 장비를 다 빌리고, 2시간동안 찍고, 편집은 결혼 4일전 밤새가며 편집하고ㅋㅋㅋ 그때는 미친짓을 했구나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특별했던 기억이에요. 언제 또 그런 짓을 해보겠어요. Q6. 두 분이 생각하던 결혼과 결혼 이후의 삶에 대해 나눠주세요. 차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같이 산다는 건 모든 시간을 같이 쓴다는 이야기에요.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만 보여주는 연애와는 확실히 달라요. 그리고 각자 보냈던 시간들이 겹쳐지기 때문에 처음에 이 부분이 가장 힘들기도 해요. 누구라도 내가 양보한다거나, 내가 노력한다는 느낌을 계속 받으면 위험해요. (언젠가 터지기 마련이고, 꼭 이상한 타이밍에서 터져요) 서로 같이 즐길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고, 각자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죠. 각자 '어떤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걸 서로 많이 얘기해야 돼요. '우리'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각자'의 행복을 지켜줘야 하는 것이 결혼이라고 감히 말해봅니다.(아직 두달도 채 안 됐기 때문에. 에헴.) 결혼을 했다고 해서 갑자기 뭐가 바뀌진 않는 것 같아요. 달라진 게 있다면, 그 전까지는 혼자서 복숭아만한 꿈을 꿨다면 이제는 둘이서 수박만한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정도. Q7. 결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나눠주세요. 대화 그리고 서로의 꿈을 계속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Q8. 두 분이 함께 그리는 꿈이 있으신가요? 매해 한 달이상 해외에 머물자는 꿈이 생겼어요. 그 외에 자잘한 꿈은 너무도 많아요. (언제 다 하나) Q9. 독자가 거의 결혼 준비중이신 분들일텐데요, 마지막으로 결혼준비중이신 예비부부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다른 결혼식이 어떤 지를 보기보다 둘이 어떤 결혼식을 원하는지 충분히 얘기할 필요가 있어요.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적당히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그렇게 많은 정보를 볼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도 들지만요. 아, 그리고 여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과 남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니 이건 서로를 충분히 이해시켜야합니다 ㅎㅎ _이 부부가 운영하는 공간을 소개합니다. 이탈리아 가정집에 초대받은 것 같이 따뜻하고 멋스런 식당 | @analogsocietykitchen아날로그소사이어티키친 -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2길 19 인터뷰에 협조해주신 조군&가비 커플에게 감사드립니다:) 메아플은 결혼과 결혼준비에 관한 이야기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연재합니다.인터뷰에 함께해 주시는 분들께는 메아플이 준비한 소정의 선물을 드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메일로 노크해 주세요. info.mayiflow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