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는 다시 또 우리답게 준비를 하겠지!” 다섯번째 인터뷰- 규희· 재관 커플 - 자신만의 색깔을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서는 유일함에서 비롯되는 쿨함과 멋짐이 느껴지기 마련이에요. 이 두 사람이 바로 그런 커플이었어요. 이들의 웨딩사진은 마치 결혼식의 예고편 같네요. 코로나 시국 속에서도 레몬같이 톡톡 튀고 해바라기처럼 쨍하고도 싱그러웠던, 오직 두 사람답고 어디서 본 적 없는 유일한 결혼식. 14년간 스토리의 종지부로 성덕이 되었다는 규희씨와 현명함과 유머 모두 탑재한 재관씨의 신혼 2개월차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Q1. 두 분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막 신혼 2개월차에 접어든 김재관&이규희 부부입니다:) 아내 규희는 디자이너이자 동양화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으로, 남편 재관은 재활운동지도사로 일하고 있어요. Q2. 고등학생 때 함께 찍은 스티커사진부터 역사가 깃든 테디베어까지- 특별한 스토리를 담을 수 있었던 두 분의 웨딩촬영날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두 분은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연애 스토리를 들려주세요! 규희 일단 저희는 13년간의 특별한 스토리를 갖고 있는데요. 처음엔 고1 때 친구의 소개로 만났어요. 오빠가 노래를 진짜 잘하거든요? (재관 : 제가 처음부터 승부수를 띄웠죠...) 그렇게 저희는 오락실 노래방 앞에서 처음 만나게 되고ㅎ 풋풋한 연애를 시작했지만... 오래되지 않아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헤어지게 됐어요. 재관 그런데 연애당시 제 여동생과 규희가 친해지는 바람에(덕분에?) 헤어진 후 시간이 한참 흘렀어도 실낱 같은 연은 계속 이어졌어요. 심지어 제가 군대가있을 때는 규희가 저희 집에서 자고 가기도 하고 할 정도였죠. 그렇게 성인이 되어서는 제가 3년에 한번정도 "잘 지내니?" 하고 바람도 한번씩 넣고 그랬었는데, 결국 어느새 연애를 하고 있었어요. 처음 만나면서 "결혼은 너랑 해야지~" 했던 농담이 현실이 된거에요. 규희 저는 시간이 오래 흘러도 누가 이상형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주변 사람들이 모두 알 정도로 "재관오빠 같은 남자!" 라고 말하고 다녔거든요. 저는 저를 처음 사랑에 빠지게 한 남자이면서 동시에 처음 차여봤던 남자와 결혼한거에요. 제가 이렇게 성덕이 되었습니다. 히히. 규희씨가 재관씨에게 선물한 테디베어(좌) / 고딩 때 함께 찍은 스티커사진 다시 재현하기(우) Q3. 두 분에게서만 느껴지는 특유의 유쾌와 취향이 엿보여서 정말 좋아요. 각자를 표현하는 색깔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규희 제가 노란색을 진짜 좋아하다보니까 주변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기도해요. 제가 미술을 전공했는데 입시미술을 하면서도 즐겨쓰던 색이었어요. 노란색은 어디 놓여도 밝고 행복한 기운을 주는 색이라고 생각해요. 평소에 스스로를 꾸밀 때도 포인트로 잘 사용하는 색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웨딩촬영도, 결혼식도 옐로우를 메인 컬러로 꾸몄어요. 재관 저는 사실 무색무취의 사람이었는데요, 옷을 입어도 블랙-그레이만 즐겨 입던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규희를 만나면서 무채색이었던 제 옷장이 점점 더 컬러플해지고 있어요. 밝은 셔츠를 사보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파란색이 의외로 저한테 잘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시도하고 입어보니 좋아지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면 규희가 제 색을 찾아준 것 같아요. Q4. 이야기를 들으니 규희씨는 노란색과 정말 잘 어울리는 사람인 것 같아요. 결혼식 2부에서도 라라랜드를 연상하게 하는 옐로 드레스와 블루수트가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재관 사실 블루 수트를 입는다는게 도전이기도 하고 걱정도 조금 되긴 했었어요. 너무 앞서나가는건 아닐까? 부모님들은 맞춤 수트인데 너무 일회성이 짙은건 아닌가 조금 우려하시기도 했구요. 그런데 막상 결혼식 당일이 되어보니 규희가 디자인한 당일 결혼식에 정말 확! 녹아들었던 것 같아요. 정말 1도 후회가 없어요! Q5. 맞아요 인스타그램으로만 봐도 결혼식이 남들과 완연하게 달라보였어요! 어떤 결혼식을 올리셨는지 들려주세요. 규희 저는 솔직히 야외웨딩이 로망이었는데요, 날짜와 모든 것을 고려해서 숲속 느낌이 나는 웨딩홀로 결정했어요. 제가 원하는 이미지를 제일 잘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결정하고나서 다른 예식장은 더 찾아보지 않았어요. 1부는 가족과 친지분들을 2부는 친구들을 나누어서 초대했고 분위기도 조금 달리해서 진행했어요:) 재관 디즈니 혹은 라라랜드를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저희 결혼식의 컨셉이었어요. 규희가 예술전공자여서 그런건지 하나에 딱! 꽂히면 컨셉에 맞게 소품 하나하나 너무 잘 준비를 해줬어요. 풍선이라던지 꽃, 하다 못해 식권이나 혼인서약서까지도요! 옆에서 함께 준비하면서 아! 이 여자 믿을만하구만! 하고 생각했어요ㅎㅎ 오히려 주변 친구들의 부러움을 살까 미안할 정도로 예뻤던 결혼식이었던 것 같아요. 솔직히 일반적인 결혼식은 멀리서 보면 내 결혼식인지 누구 결혼식인지 모를만큼 비슷하잖아요? 저희 결혼식은 누가봐도 저희다운 결혼식이었어서 정말 좋았어요. 이게 결혼식이다!! Q6. 웨딩플래너나 웨딩카페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들은 것 같아요. 준비하며 어려움은 없었나요? 규희 저는 플래너나 웨딩카페의 도움을 받지 않은 이유가 명확해요. 제가 꽂히면 직진하는 스타일이지만 또 꽂히기까지 엄~청 오래걸리는 스타일이거든요. 너무 다양한 정보를 찾다보면 휘둘릴까봐 일부러 인스타로 내 맘에 드는 걸 찾고, 찾고나서 맘에 들면 진행하고, 더 이상 다른 정보를 보지 않았어요. 제가 드레스를 구매했거든요? 솔직히 제가 고른 드레스가 처음엔 마음에 들었어도 다른 정보를 더 찾다보면 세상에 예쁘고 비싼 드레스가 얼마나 많은데 여자로서 왜 아쉽지 않겠어요. 인스타에서 광고가 막 뜨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정해진 예산에서 진행해야 하니까 결정하고나면 일부러 정보들을 차단하고 거르려고 노력했어요! 아 그리고 이런 확신이 있었어요. 우리가 뭘 입든 뭘 하든 우린 예쁠거야! 비싸보일거야! 라는 마음!근데 만약 또 할 수 있다면(?) 한번은 플래너의 도움을 받고 싶기는해요. 왜냐면 저희가 A부터 Z까지 너무 다 발로 뛰어서ㅎㅎㅎ 뭐랄까... 솔직히 공주처럼 "신부님 너무 예뻐요~~" 소리만 들으며 도움을 받는건 어떤걸까? 궁금해요. 편할 것 같아요. 재관 또 한다고??? 이 양반이 이거..! 규희 아니 그러니까.. 결혼식 한 번 해봤다는 가정 하에~ 재관 근데.. 해봤다는 가정은 성립이 안되는거니까... 결국 우리는 다시 또 우리답게 준비를 하겠지ㅋ 규희 그치! ㅎㅎ Q7. 결혼식을 직접 해내고나니(?) 우리 인생의 큰 프로젝트를 완성했다라는 자부심이 들지 않으셨나요? 재관 맞아요! 엄청 뿌듯해요. 계속 들여다보게 되고. (줌 화면 너머로 휴대폰 잠금화면 속 결혼식 사진 보여주는 재관씨ㅋ) 규희 엄청나죠. 좋았죠! 결혼식 전 날까지 긴장은 안됐는데 걱정 때문에 잠이 잘 안오긴 했어요. 풍선이 안 어울리면 어떡하지? 준비한 순서가 너무 길어서 손님들이 지루해하면 어떡하지? 무대 연출자의 마음이랄까? 그래도 모두 저희답게 잘 진행되어서 다행이에요. Q8. 코로나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코로나 제약을 극복한 아이디어라던지 혹은 코로나 때문에 아쉬웠던 점은 없었나요? 규희 저희가 1, 2부를 나눠서 진행했는데 그것도 예식하기 한달 전이 되어서야 확정이 되었어요. 솔직히 아쉬웠던 점은 하객분들이 마스크 쓰고 오셔야 하는 점이었어요. 결혼 준비 초반에 둘이서 얘기 많이 했었어요. 처음부터 저희는 결혼식장을 중요하게 생각했었어요. 저희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하객분들도 와서 파티처럼 즐기기 원했었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점이 정말 미안하고 아쉬웠어요. 재관 저는 오히려 좀 좋기도 했어요. 코로나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니 오히려 1부 2부를 나눠서 진행하는 게 좋았어요. 입장을 두 번한거잖아요 1부는 긴장도 좀 되고 격식있고 진중하게 입장했다면, 2부는 샴페인도 한잔 하고 즐기면서 재밌게 하객분들 아이컨텍 한분한분 똑바로 하면서 입장했어요. 규희 네 맞아요 긴장도 풀어지구~ 두 번째 입장할 때 저는 한바퀴 돌고 막 그랬어요 ㅎㅎㅎ 재관 그래서 만약에 이렇게 코로나가 계속되어서 식의 제약이 계속된다면 1, 2부를 나눠서 진행하는 것은 주변에 강력하게 권하고 싶어요. 정말이요. …우리는 약속합니다.서로에게 무한한 신뢰와 사랑으로 삶을 강요하지 않는 존중을,해질녘 빠알간 노을을 보며 손잡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여유를,어떠한 길도 우리 함께라면 걸어갈 수 있다는 믿음을,행복이 넘쳐서 곁에있는 사람에게 나눠주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꾸준하게 사랑하겠습니다.진실되게 표현하겠습니다.변함없이 함께하겠습니다.서로에게 약속하겠습니다.…- 규희 재관 커플의 혼인서약 中 - Q9. 두 분의 결혼 서약 내용도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그 중에서도 '삶을 강요하지 않는 존중' 이라는 표현이 정말 공감되었어요. 결혼서약에 담은 두 사람의 가치관을 들려주실 수 있나요? 재관 이 서약의 글은 결혼식 2주정도 남기고 완성했던 거 같아요. 짚어주신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이에요. 어떻게보면 삶을 강요하는 것 때문에 서로 싸우잖아요. 자기 것만 주장하면 가스라이팅을 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나'를 잃어버릴 수도 있고요. 서로 1:1로 바르게 마주보고 설 수 있는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규희 저희는 붙어있지만 서로가 뭘 할 때는 100% 존중해줘요. 서로 같은 침대 누워서 각자 휴대폰을 하더라도 엉덩이는 붙이고 있되 하고 싶은거 하자는 주의에요. 연애 처음부터 했던 말들이 오빠 하고 싶은거 다해! 였어요. 왜냐하면 선은 지키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었으니까요. Q10. 대다수의 신혼부부가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갈 때, 두 분은 캠핑카를 타고 동해를 여행하셨더라고요. 신혼여행도 특별하고 반짝이는 시간들이었을 것 같아요. 규희 저희가 코로나 터지기 전에 나눴던 얘기 중에 우리 신혼여행은 뉴질랜드에 한달동안 캠핑카 투어를 하자고 이야기 했었거든요. 재관 국내 여행지 중에 여러 곳을 고민했는데, 가까운 분들이 물이 맑고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동해를 추천해주셨어요. 제주도는 언제든 갈 수 있을 것 같고, 이미 서너번 함께 다녀오기도 했었고요. 그래서 동해 캠핑카 투어를 했고 다 좋은 기억들 밖에 없어요. 다이어트는 잊고 맛있는것도 많이 먹구요. 규희 서울에서 시작해 동해안을 따라 돌고 대구에서 부모님 뵙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코스였어요. 마지막에 부모님 캠핑카도 태워드리고 고향에서 친구들도 만나서 얼굴도 보고 캠핑카의 호스트가 되어서 고기도 구워주고 술도 마시고 좀더 특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Q11. 신혼 2개월차인데 결혼과 결혼 이후의 삶이 달라진 것 같나요? 차이가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재관 일단은 매일 볼 수 있는게 가장 좋아요. 규희가 생각보다 더 요리도 잘하고, 더 활동적인 사람이라서 저도 지지 않게 열심히 함께 에너지를 내려고해요. 같이 지내니 자극도 되고 배울점도 정말 많은 것 같아요. 규희 저는 열심히 깨끗한 척~ 요리 잘하는 척~ 부지런한 척~ 하고 있어요 ㅎㅎㅎㅎ 좋은 점은 저는 꾸미는걸 좋아해서 집 꾸미는 것도 너무 재밌고요! 제가 좀 좋아하는 걸 안 숨기는 스타일이어서 친구들 만나다가도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할 정도에요. 막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연애하는 것 처럼 지내고 있어요. Q12. 마지막으로 결혼을 준비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규희 인생이 한 번밖에 없는데 해보고 싶은게 있다면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남들것 안 보면서! 남들이 아무리 비싸고 유명한 드레스를 입더라도 그 드레스가 나한테는 안 어울릴 수도 있잖아요. 나한테 어울리는건 내가 잘 아니까 스스로의 판단을 믿었으면 좋겠어요. 판단이 어렵다면, 나를 잘 이해하고 있는 남편에게 물어봐도 되고요. 저는 판단이 안 서면 오빠한테 물어보고 그랬어요. 저를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저의 예쁜 모습에 대해 알고 있잖아요. 어쨌든 자기 뜻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진짜! 재관 저는... 좀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대화를 많이 하는게 중요한 거 같아요. 저희는 집에 텔레비전이 없거든요? 그래서 테이블에 앉아서 술을 마시든 책을 보든 하면서도 대화하는 시간이 진짜 많아요. 결혼 전에도 대화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리고 꽁해있지말고 말할건 하기! 그래야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담아두고 있다보면은 나중에 터지잖아요. 대화하는게 무거워지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하는 것 같고 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하나하나 결정하는 것 부터 이야기해서 하니까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는 거 같아요. ♦규희 @deepyellowbrush재관 @coldbrew.__♦스튜디오 | @sorra.wedding드레스 | @arha_official (1부) 촬영 플라워디렉팅 | @mayiflower_본식웨딩홀 | @villadegdsuseo 인터뷰에 협조해주신 규희&재관 커플에게 감사드립니다:) 메아플은 결혼과 결혼준비에 관한 이야기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연재합니다.인터뷰에 함께해 주시는 분들께는 메아플이 준비한 소정의 선물을 드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메일로 노크해 주세요. info.mayiflower@gmail.com